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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간의 마지막 하루…〈더 라스트맨〉 8월 9일 폐막

한 배우가 홀로 110분을 책임지는 뮤지컬 〈더 라스트맨〉이 내일 마지막 공연을 맞습니다.

Q.오랫동안 혼자 고립된 상황에서 나를 가장 오래 버티게 해줄 것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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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참여

토론 주제

세상에 정말 나 혼자만 남았다면, 가장 무서운 것은 좀비일까요. 아니면 더 이상 대답해 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일까요. 뮤지컬 〈더 라스트맨〉이 내일 8월 9일 공연을 끝으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합니다. 지난 3월 시작된 2026년 공연은 두 팀으로 나뉘어 이어졌고, 현재 무대에 오르고 있는 정민·주민진·김려원·홍나현의 2차 공연도 이제 마지막 하루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 좀비 아포칼립스인데, 무대에는 단 한 사람뿐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지고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사태를 미리 예상했던 한 생존자는 서울 신림동 B-103 방공호로 숨어듭니다. 식량도 준비했고, 생존 방법도 알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만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방공호 생활을 이어갑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시작됩니다. 밖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돌아오지 않고, 준비했던 물자는 하나씩 줄어듭니다. 결국 생존자는 ‘살아남는 것’과 ‘살아 있는 것’이 같은 의미인지 마주하게 됩니다. 작품은 좀비 재난을 배경으로 하지만, 실제로 무대가 오래 들여다보는 것은 고립과 외로움, 그리고 끝까지 인간다움을 붙잡으려는 한 사람의 마음입니다. ━━━━━━━━━━━━━━ 🎭 같은 작품인데, 생존자가 모두 다르다 〈더 라스트맨〉의 가장 독특한 점은 1인극이라는 형식입니다. 한 회차에 무대에 오르는 배우는 단 한 명. 배우는 100분이 넘는 시간 동안 혼자 노래하고 이야기하며 방공호의 시간을 끌고 갑니다. 그런데 단순히 같은 역할을 여러 배우가 번갈아 연기하는 방식도 아닙니다. 배우에 따라 일부 대사와 소품, 인물의 설정이 달라집니다. 누가 생존자를 맡느냐에 따라 직업과 말투, 살아온 흔적과 감정의 결까지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줄거리에서도 서로 다른 ‘마지막 인간’이 만들어집니다. 이번 2차 팀에서는 정민·주민진·김려원·홍나현이 각자의 생존자를 만들었습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작품을 다시 보더라도 전혀 다른 사람이 B-103에 갇혀 있는 모습을 만나게 되는 셈입니다. ━━━━━━━━━━━━━━ 🌍 신림동 B-103에서 런던까지 올해 〈더 라스트맨〉에게는 또 하나의 변화가 있었습니다. 국내 공연과 동시에 영국 무대로 영역을 넓혔습니다. 5월부터 런던 사우스워크 플레이하우스 엘리펀트에서 영어 버전이 공연됐고, 한국 작품의 기본적인 인물과 이야기를 유지하면서 영어권 관객에게 맞게 새롭게 각색됐습니다. 서울의 신림동과 반지하라는 구체적인 공간에서 출발한 한 사람의 고립이 다른 문화권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도 흥미로운 지점이었습니다. 평단의 반응은 엇갈렸지만, 한국의 1인 창작뮤지컬이 영어 공연으로 제작돼 런던 무대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이번 시즌에 남은 중요한 기록입니다. ━━━━━━━━━━━━━━ ▶ 웃기게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웃을 수 없어진다 좀비 영화와 생존물의 문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이 작품의 재미입니다. 생존자는 자신이 얼마나 철저하게 재난을 준비했는지 자랑하고, 영화 속 클리셰를 이야기하며 예상보다 유쾌하게 방공호 생활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분위기는 달라집니다. 대화할 상대가 없다는 사실, 아무리 살아남아도 이 삶을 함께 기억해 줄 사람이 없을 수 있다는 두려움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결국 관객이 궁금해지는 것도 “좀비에게 잡힐까?”에서 “이 사람은 혼자서 언제까지 자신을 지킬 수 있을까?”로 바뀝니다. 〈더 라스트맨〉이 아포칼립스를 가져와 묻는 것은 어쩌면 아주 일상적인 질문입니다. 사람은 무엇 때문에 계속 살아가고 싶어지는가. ━━━━━━━━━━━━━━ ▶ 그리고 정말 ‘라스트’가 된 하루 〈더 라스트맨〉에서는 한 배우가 등장하고, 그 배우가 퇴장하면 그날의 세계도 함께 끝납니다. 그래서 마지막 공연은 조금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두 달 동안 B-103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남았던 정민·주민진·김려원·홍나현의 생존자들도 8월 9일을 끝으로 더 이상 그 방공호에서 관객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이번 2차 공연은 6월 9일부터 8월 9일까지 이어졌습니다. 좀비가 있는 세상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마지막 인간’. 하지만 작품이 끝났을 때 기억에 남는 것은 그가 얼마나 오래 생존했느냐보다, 혼자인 시간에도 왜 누군가를 기다리고 왜 말을 걸었는지일지도 모릅니다. 8월 9일, B-103의 마지막 생존 기록이 끝납니다.

더 라스트맨

2026-06-09 ~ 2026-08-09 좀비로 가득 찬 세상, 방공호에 홀로 남겨진 마지막 생존자의 처절하고도 외로운 사투를 그린 1인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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